버려진 개, 그리고 나, 그것에 대한 타인의 단상

유기견

- 정호승 -

하늘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사람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함부로 개를 버린다

땅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어머니를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대모산 정상까지 개를 데리고 올라가 혼자 내려온다

산이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전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나무가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내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거리에 개만 혼자 내려놓고 이사를 가버린다

개를 버리고 나서부터 사람들은
사람을 보고 자꾸 개처럼 컹컹 짖는다

개는 주인을 만나려고
떠돌아다니는 나무가 되어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다가
바람에 떠도는 비닐봉지가 되어 이리저리 거리를 떠돌다가
마음이 가난해진다

마음이 가난한 개는 울지 않는다
천국이 그의 것이다


주) 유기견 : 주인이 버려서 거리를 배회하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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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 시를 읽고 혼자 울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

당분간 이곳에 포스트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진과 생각들을 올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가끔 사진을 찍고 생각을 하고
그리하여 이곳에서 제가 얼굴을 알지 못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그런것들이 참 행복했습니다.
이젠 그런 행복마저도 당분간은 사치가 되는 시간이 될것같습니다.

인생은 짧다고 하지만 한편으론 길다고도 위안해 봅니다.
다시 시작해도 좋은 날
이곳부터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부르지 못해도 고마운 분들...
님들의 눈썹을 기억하고 다시 부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버려진 개처럼 마음이 가난 하지만
님들에게 나눠줄만큼 풍족함을 채워서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 시간이 그리 오래지 않도록
이밤에 조용히 기도합니다...

시들어가는 후리지아 사진과 단상


나도 시들어가는건 아닐까...

또 햇살 사람의 향기


선샤인 온 유어 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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